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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님 말씀이 이 아가씨를 조금치라도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분부하셨는데, 제가 이렇게

했다고 해서 그게 잘못일까요?”말을 다하자, 다시 자운 아가씨에게 성급히 재촉을 했다.

“어서 가요! 우리 방주님의 말씀을 명심해 두고.”자운 아가씨는 이 말이 홍백 아가씨가 이

장면을 어물쩍해서 넘기자는 수작임을 당장에 알아차렸다.”네 ! 언니!”간단히 대답하고 곧

몸을 돌려 찻집 문밖으로 걸어 나왔다.16. 풀려지는 수수께끼그러나 뉘 알았으랴.몸을 가볍

게 날려서 말 위에 올라앉는 순간, 난데없이 저편 거리 모퉁이에서 어떤 거지 여자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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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웃이 나오면서 자운 아가씨의 일거 일동을 훔쳐보고 있을 줄이야.자운 마가씨가 말 위

에서 고개를 번쩍 쳐들자 그 거지 여자의 얼굴은 재빨리 자라 대가리같이 당장에 옴츠러

져 버리고 말았다.눈치 빠른 자운 아가씨는 힐끔 저편을 한 번 바라다보자마자 그 여자가

구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것은 언젠가 숲속에서 만났던 바로 그 거지 할멈이었다.자운 아가

씨를 태운 연지마가 쏜살같이 저편 거리 모통이를 꾸부러져 달려가자, 그 거지 할멈은 허

둥지둥 반대 방향인 남쪽 거리를 향하고 줄달음질을 쳐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가끔 고개

를 돌이켜 뒤를 돌아다보면서.이렇게 되니 자운 아가씨는 거지 할멈의 모습을 더한층 뚜렷

이 알아볼 수 있었다.추호도 틀림없이 언젠가 숲속에서 괴상하게 생긴 노인과 몰래 서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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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있던 바로 그 거지할멈이었다. 그 다음에는 성황묘에서 또 한 번 본 일이 있던 바로

그 거지 할멈에 틀림이 없었다.아가씨는 채찍으로 말 궁둥이를 모질게 후려갈기며 경각을

지체치 않고 쏜살같이 거지 할멈의 뒤를 쫓았다.거지 할멈은 등덜미에서 말굽 소리가 요란

스럽게 들려 오자 더한층 당황했다. 순식간에 줄달음질을 쳐서 남문까지 달려가자, 날쌘 걸

음으로 단숨에 훌쩍 성문 밖으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성밖은 허허 벌판이었다. 오가는 행

인이라곤 하나도 없었다.거지 할멈은 별안간 개를 쫓느라고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로 땅바

닥을 쿡 찔렀다. 마치 한 마리의 잠자리가 물을 튕기고 허공으로 날듯이 몸을 일 장(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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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높직한 공간으로 쉬익하고 솟구쳐 올렸다.다음 순간, 옆으로 비스듬히 날기 시작한

거지 할멈은 저편에 있는 조그마한 산을 향해 질풍같이 달려가고 있었다자운 아가씨

의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흥! 내 앞에서 감히 도망칠 수 있을 줄 알구?’

아가씨는 두 넓적다리를 바짝 조였다.”어흐흐흥!”말이 요란스럽게 울부짖으며 단숨에 몇

장 거리를 껑충 뛰었다. 채 산꼭대기로 올라가기도 전에 거지 할멈의 뒤를 바싹 따라 섰

다. 자운 아가씨는 앙칼진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걸음을 멈추고 게 서 있지 못할까?”

아가씨는 말 위에서 몸을 훌쩍 날렸다. 땅에 내려서서 거지 할멈의 앞길을 가로막을 생

각이었다.거지 할멈은 대경 실색하는 모양이었다. 자운 아가씨가 땅을 디디고 서기도 전

에 몸을 빙글 돌리고 다시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