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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시기에 처리하기로 했다.헝클어진 실마리같이 복잡한 사념이 그의 분노로 꽉
찬 심정을 쉴새 없이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았다.다시 냉정히 생각해 보니, 대낮에 자
기 자신이 고의로 홍백 아가씨에게 납치당하는 척하고 천하제일방의 소굴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본 것도 이제 와서는 아무 쓸모도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왜냐하면, 이미
한 가지 일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과 추운검객 소운과는 털끝 만한 관련성
도 없다는 사실이, 그러나 이렇게 되고 보면 또 하나 새로운 강적을 만들어 놓은 셈
이 되고 마는 것이다.바로 얼마 전에 무영객과 대결했던 장면을 생각하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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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거렸다.만약에 사문(師門)의 누이 동생 뻘 되는 강주 아가씨가 재빨리 달
려와 둔형무(遁形霧)의 수법을 써서 안개를 퍼뜨려 주지 않았다면, 왕영은 한 가지 일
을 치르기도 전에 또 다른 한 가지 일에 부딪쳐서 심히 위태로운 지경에 빠져 버릴
뻔했다.왕영은 정말 아슬아슬한 고비를 용하게 넘어선 셈이었다.사방에서 닭이 우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 왔다.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왕영은 몸을 내동댕이치듯, 침
상에 쓰러진 채 잠이 들고 말았다.날이 훤히 밝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신계(辰溪)에서
서방으로 오, 육 리쯤 떨어진 관도(官道) 위를 한 대의 화려한 마차가 서서히 달려가
고 있었다.그 마차는 이상한 향내를 풍겼다.말굽 소리가 뚜벅뚜벅.거기서 일어나는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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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까지 이상한 향내를 풍겼다.화려한 휘장으로 사방을 둘러 친 마차의 맨 앞에는, 젊은
차부가 혼자 앉아서 다 낡은 벙거지를 푹 눌러 쓰고 두 손으로 가볍게 말고삐 줄을
흔들며 이따금 쯧쯧 혀를 차면서 말을 몰고 있었다.갑자기 그 향내를 풍기는 화려한
마차는, 옆에 있는 나지막한 찻집 앞에서 털컥하고 멈추어졌다.앞에 앉은 차부가 고
개를 돌려 휘장에다 대고 소리를 질렀다.”아가씨! 목이 마르시다고 그러셨죠? 여기
찻집이 있으니, 내리셔서 차라도 한 잔 드시고 가시죠?”화려한 마차의 휘장 안에서는
꾀꼬리 소리같이 앳되고 간드러진 음성이 들려 나왔다.”그렇게 하지!”화려한 마차의
휘장이 한편으로 걷어쳐졌다.안에서는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서 늘어뜨린 젊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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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종 하나가, 긴 치마를 질질 끄는 약하디약하게 생긴 미모의 아가씨를 부축하고
땅위로 내려섰다.미모의 아가씨는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고, 체구도 자그마하고
호리호리했다.계집종의 어깨에 상반신을 의지하고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개
지처럼, 아장아장 찬찬히 걸어서 찻집 안으로 들어섰다.아침 시간이 아직도 이른
때여서, 찻집 안에는 손님이라곤 하나도 없었다.단지 심부름꾼 녀석 하나가 두 눈
을 딱 부릅뜨고 깜짝 놀랐다. 아가씨의 몸차림이며, 몸에 곁들인 보석, 패물들이
눈부시게 화려하고 번쩍거릴 뿐만 아니라, 말똥말똥하고 새카만 얼굴 생김새가
너무나 매혹적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