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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흔은 코웃음을 쳤다.고개를 돌려 청성이괴 (靑域二怪) 노인들에게 말했다.”흥! 노인들

두 분께서는 이 천하제일방의 방주란 사람을 만나 보신 일이 있으시오?”흑수천왕 영춘이

매정스럽게 딱 잘라서 대답했다.”한 번도 만나 본 일이 없소이다!”홍수노괴 한신이 덧붙여

서 몇 마디를 또 했다.”들려 오는 소문에 의하면, 일견사 허비 같은 인물도 일개 취우사자라

는 직책을 맡아 가지고 있는 데에 불과하며, 자기 방주의 얼굴조차 구경한 일이 없다 하!”

“흐흥!”구양흔은 또 한 번 코웃음을 쳤다. 불길이라도 뻗쳐 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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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큼직한 바윗돌 위에 꽂혔다.그는 비록 표면상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억지로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다는 듯 마음이 가라앉아 있는 척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인즉 내심 극도의 공포

에 떨고 있었다. 바윗돌 하나를 두 조각으로 쪼개 버리는 정도의 일이라면, 자기 자신의 힘

이나 재간으로도 능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강철같이 단단한 푸른 바윗돌을 손의

힘으로 거울같이 매끈하게 밀어 버린다는 것은, 자기로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재간이

기 때문이었다.자기 자신이 감히 해낼 수 없는 일을 그 어떤 사람이 해놓았다.그것은 뭣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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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하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사람의 무술에 대한 수업(修業)이나 실력이나 재간이 자

기보다 월등 탁월하다는 게 아닌가!장력으로 바윗돌을 두 쪽에 쪼갠다는 것은 누구나 전신

의 진력(眞力)을 손에 집중시켜서 일격 (一擊)에 해치우는 것이지만, 돌을 깎아낸다는 것은

그런 수법과는 달라 그다지 쉽사리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손이란 살과 뼈로 이루어진 것

이다. 그 손이 이런 푸른 바윗돌보다 더욱 단단하지 않고는, 도저히 그것을 거울처럼 반들거

리게 깎아놓기란 불가능한 일이다.하물며 거기 새겨져 있는 글자 한 자, 한 획이 모두 반 치

쯤 깊게 패어 들어갔으며, 가늘고 깊기가 추호도 흐트러짐이 없고, 그야말로 일필 휘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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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어색한 점을 발견할 수 없으니, 손가락의 힘으로 돌에다 글자를 새기는 데에 이렇게 기

묘하고 놀라운 재간을 발휘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임에랴!구양

흔이 마음속으로 떨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청성파의 두령으로서, 대표자로

서 무예계에 쟁쟁한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그도, 이 놀라운 사실 앞에 어찌해야 좋을지 몰

라서 눈앞이 아찔해질 뿐이었다.더욱 겁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돌 위에 새겨져 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