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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과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말해 줬다.자운 아가씨는 점점 더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어째서 강주의 잠자리를 옮겨 놓은 사건이 발생했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었다. 묵묵히 강주
아가씨의 아래위를 새삼스럽게 훑어봤다. 여전히 천진 난만한 어린 아이 같고, 가을날 호
수같이 밝게 가라앉은 두 눈동자. 아무리 뜯어 봐도 강주 아가씨가 무술을 배운 처녀같이
생각되지는 않았다. 이런 괴변이 발생한 원인을 자기 나름으로 추측도 해봤다.’만일에 강
주의 육체를 탐내고 침범한 자가 있었다면, 강주가 이렇게 고스란히 하룻밤을 무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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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냈을 리는 만무하지 않을까?”또 여자의 육체에 야욕을 품고 침범한 자가 강주를 구석에
있는 골방으로 편안히 옮겨다 놓았을 리도 없잖은가?’오직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되는 것은, 자기 오빠 정여룡 이외에 또 하나 다른 짓궂은 인물이 있어서 어떤 농간을 부
렸으리라는 점뿐이었다.’또 하나 다른 인물이 강주를 구석에 있는 골방으로 옮겨 놓아서,
위험한 장면을 모면하게 해주었나?”그러면 강주의 육체에 야욕을 품고 침범한 사람은 과
연 누구일까?”강주를 위기에서 구출해 준 사람은 또 누구일까?’어쨌든, 두 명의 인물이 침
범했다 해도, 그들은 모두 봉명장 안의 사람들임에 틀림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왜냐하면,
전날 밤에 봉명장은 도처에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외부의 사람이 침범했다면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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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무사했을 리가 없기 때문에.자운 아가씨는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두 볼이 화끈화끈 달
아올라서 새빨개졌다.가슴속이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쳤다.일개 처녀의 몸으로, 강주아가씨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볼 때 아슬아슬하게 다행했다는 흥분과, 또 누구에게 대한지도 모르
게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금할 수없기 때문이었다.강주 아가씨의 신변이 지극히 위태롭게
되어 있었다는 판단이 퍼뜩 머리 속을 스쳐 나갈 때, 자운 아가씨는 혼자서 생각했다.
‘정신을 바싹 차려야겠다! 만일에 우리 봉명장 안에서 강주에게 무슨 변고가 발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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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꼴은 뭣이 되며, 또 강주의 오라버니 왕씨댁 도련님을 무슨 면목으로 다시 대할 수
있을 것이냐!’그러나 강주 아가씨는 도리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연스런 태도였다. 볼
우물을 살짝살짝 드러내고 해죽해죽 웃으면서, 자운 아가씨의 새빨개진 얼굴을 유심히 쳐
다봤다.”언니 ! 두 볼이 사과처럼 새빨개지니까 정말 예쁜데!”자운 아가씨는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 야무진 눈초리로 곁눈질을 해서 한 번 흘겨 주며, 혼자 마음속으로만 중얼댔다.